일본 패션 디자이너 요지야마모토 전시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기대보다
전시되어 있는 옷의 수가 적어 실망스러웠지만 그 곳에서 상영되고 있는
그의 과거 파리 쇼는 단연 압권이었다 , 기존의 패션쇼의
전형적인 양식에서 벗어나 무대를 놀이터 삼아서 옷을 걸치고 놀고 있는
무더기의 남자들.배경음악까지 모든 것이 그야 말로 so -cooool 해서
가로 세로 30cm도 채 안되는 작은 화면들에서 코를 뗄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 A new of Tokyo Fashion이란 책을 통해, 몇몇 신진 디자이너들이
패션으로 처음 발을 이끌게 된 계기가 바로 -요지야마모토의 파리 패션쇼를
본 이 후 -라고 언급하는 것을 보고 그 쇼가 옷을 만들수 있는 씨앗을
가진 사람들을 자극시키고 그 길로 접어들 결정을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센세이셔널함.
유투브에서 찾아보려니 없다. 이것 저것 둘러보다 요지야마모토가 런던의
LCF 패션스쿨에서 한 대화 영상을 보았다.
말미에 객석의 질문을 받는 시점, 흰 자켓과 흰 모자의 다소 기이한 옷차림의
유대인 남자가 "일본에서 패션에 열정을 갖고 온 유학생들은 대부분 여기 런던,
LCF나 세인트마틴의 패션 교육과 영국의 우스꽝스러운 패션에 실망하고 있다.
그들 입장에선 이건 순전히 돈낭비다.내 생각에 서구의 패션은 지고 있다.
만약 패션을 공부하고 싶다면 이제는 일본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은 재능있는 사람이라면 학교를 그만두는 편이 낫다고 보는지?"
사회를 맡고 있던 여자는 가볍게 질문을 넘긴 남자가 느닷없이 자기 학교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비난하니 당황해서는, 질문이 너무 기니까
짧게 말하라고.이에 굴하지 않은 질문자는
"아니 난 지금까지 요지 야마모토가 말한 것과 관계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
" 매우 심도 있는 질문이네요."
요지가 이렇게 말문을 떼자 나는 과연 어떤 답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맥락을 잘 이해 못했는지 핀트가 어긋나는썰렁한 답변이 나와서 좀 맥이 빠졌다.
그러니까, 자기 회사는 패션스쿨을 나와도 매우 기초적인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데 삼년이 걸린다.라고.
...?
남자는 아마 영국 패션 스쿨이 일본에 비해 열등하다는 것을 요지야마모토로부터
전문적인 견지에서 확인받고 싶었던 것인데 요지야마모토는 맨 마지막의 질문에만
촛점을 맞춰서 답을 한 것같다.
무언가 회의적이고 공격성을 품은 그를 보니 ,두 패션스쿨에 재학중인 학생의
푸념이 떠올랐다.
"가르치는 거 거의 없고 그냥 학생 스스로 알아서 해야함.
학교가 썩었어."
이에 대해 y는 "꼭 실력없는 애들이 그런 말 하더라.
자기가 실력이 있으면 배울 게 얼마나 많은데."
어느 쪽이든,유학은 달콤하고 고달픈 것인가보다.